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살레시오수녀회는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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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9월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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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숲 작성일07-10-11 15:08 조회2,1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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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참 소중하단다!

푸른숲복지회 유진선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일을 마무리 하는 요즘,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간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이 시간이 너무 아쉽기만 합니다.  

  2003년, 아가다 수녀님의 소개로 마자렐로센타를 방문하던 날엔 새로운 환경과 수녀님, 아이들과의 첫 만남 등 모든 것이 낯설었는데 벌써 4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친동생같은 아이들과 더 체계적으로 일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마리아 아욱실리아’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답니다.

  저에게 있어 4년이란 시간은 무엇보다 제 자신을 성장시킨 소중한 시기였습니다. 수녀님들에게는 ‘겸손’에 대해, 함께 만난 아이들을 통해서는 ‘용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하고 노력하는 의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으로써 제 인생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쓰다보니 아이들 얼굴이 하나, 하나 스쳐 지나갑니다. 2층에서 뛰어내려 지하철역으로 도망가는 아이를 쫓아가다 슬리퍼 끈이 끊어졌던 일,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불안해 하던 아이를 설득해 병원으로 데려갔던 일, 몇몇 아이들과 춘천에 가서 타임캡술을 묻었던 일. 이 모든 일들은 사회복지사로서의 제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각자의 집으로 복귀하고 자립하여 사회에서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종종 연락을 하면서 예전에 마음 졸이며 바라보았던 아이들이 ‘언제 이렇게 커버렸나’ 싶어 대견하고 또 대견합니다. 하지만 아프다거나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할 때면 마음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 ‘그때 내가 좀 더 잘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그때 내가 좀 더 함께 해줬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생각이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비록 함께 하진 못하지만 멀리서라도 그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로 함께 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우리 친구들과 수녀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제 삶에 힘이 되어준 우리 친구들에게는 꼭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한 우리 친구들!
너는 참 소중하단다. 그러니 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렴.’


자립하는 우리 친구들을 사랑으로 동반해 주시던 사회복지사 유진선 선생님이 10월 21일 새로운 출발(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사랑의 가정을 꾸밀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4년의 시간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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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방울 이야기 하나~
「아프리카의 햇살은 아직도 슬프다」를 읽고

꿈사리 공동체(새터민 그룹홈) 하☆☆

  이재현님께서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하느님의 빽을 믿고) 온 가족을 데리고 아프리카 ‘톤즈’로 선교를 가셨다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겪은 일과, 의사로 봉사하고 계신 이태석 신부님을 지켜보며 엮은 그곳 생활을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다.
  아프리카(혹은 톤즈), 그곳은 끊임없는 전쟁으로 자연이 황폐해져 아무 것도 낼 수 없는 큰 땅 덩어리였고, 쉼 없이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 아래 갈증과 굶주림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너무나 가난해서 ‘가난’ 이라는 말조차 무색한 곳이지만 이재현님은 그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영혼들과 그들의 행복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삶의 고통 가운데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톤즈의 맑고 순수한 아이들, 그들이 희망의 꽃망울을 활짝 피어낼 수 있도록 이태석 신부님과 이재현님은 자신들이 줄 수 있는 사랑과 힘을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구절, “톤즈하면 생각나는 두 빛이 있는데 하나는 쏟아질 것 같은 무수한 하늘의 별이요, 또 하나는 검은 피부에 유난히도 밝아 보이는 아이들의 큰 눈동자... 그것이 남수단 톤즈의 희망이다”라는 부분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어느 나라는 잘 살고, 어느 나라는 죽을 만큼 살기 힘들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곳에 당신의 사람들을 보내셔서 하나, 둘 씩 바꿔나가는 것에 대해 많은 감사를 드렸다. 나는 정부에서 주는 도움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데 내 생활은 항상 가난하고 짜증난다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못 사는 집도 아프리카에 가면 부자라고 부를 만큼 잘 사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이 조금이나마 바뀌었다.
  나에게는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상황에서 살고 있다. 반면에 아프리카의 아이들과 어른들은 뜨거운 희망과 꿈을 가지고 있어도 그 땅에서는 꿈을 펼쳐 나갈 수 없다. 너무도 슬프고 아픈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나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드렸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가진 자 만이 베풀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 또한 베풂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뜨겁고, 슬픈 햇살 아래지만 마음에는 따뜻한 햇살을 머금고 살아가는 아프리카의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 마음에도 항상 햇살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 솔방울 이야기 둘~

It's ‘울림’ -  내마음을 울리는 감동의 물결 ♪♪
                                                  
광주나자렛집 고2 유안젤라

  아우, 졸려~ 새벽 4시 30분, 졸리긴 하지만 오늘은 서울 가는 날 ♪♪
씻고 준비하고 버스를 탔다. 가득~ 기대를 안고 ^^ 버스가 서서히 출발한다. 졸리긴 했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침공기가 정말 상쾌했다.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4시간 걸려 도착한 서울 ^^ 역시! 생각했던 것처럼 큰 건물, 많은 사람들, 좋은 날씨가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먼저 인사동으로 갔다. 지난번에도 왔었지만 그땐 기분이 좋지 않아 대충 봤었는데 이번엔 아기자기한 모든 것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쁜 악세사리와 한국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 점심을 먹고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가톨릭 대학교(성심교정)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가는 중에 잠시 청계천을 구경하고 돌다리도 건너고~ 한참을 걸어 지하철을 갈아타고 힘들게 버스도 타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늘의 주제 ‘울림’, 풍악을 울려라 ♪♪~
모든 사람이 한 데 모여 한마음이 되어 즐거운 축제의 시간이 된 듯 했다. 수녀님들께서 추신 춤에는 힘이 있어 보였고, 특히 양루시아수녀님의 춤은 성모님을 뵙는 듯 너무 아름다웠다. 넋을 잃은 듯... 쿠폰을 모으면서는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점점 재미있었다. 직접 거울도 만들어 보고,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폴라로이드로 사진도 찍고, 황소자리의 별자리도 붙여보고, 독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중국의상 치파오도 입어봤다. 오랜만에 헤어진 수녀님도 만나고, 몇 년 만에 보는 수녀님도 만나고 너무 기뻤다. 옛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가면서 오늘도 그렇게, 추억 하나를 가슴에 묻었다.

  스터디, 스마일, 서비스! 나 자신을 배우고, 행복을 알고, 타인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봉사하고. ‘평화로워지려면 이 세 가지 것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무엇보다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고, 이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하루라는 시간이었지만, 행복선언을 할 때에는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모두가 한 형제, 자매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시간이 물 흐르듯 너무 빨리 지나가 안타까웠으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지기 마련이고, 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하루종일 신나게 걷게 해준 다리가 고마웠고, 작은 신발 때문에 고생한 발이라 더욱 고마웠고, 또 추억을 담을 수 있게 해준 눈이 고마웠다. 밤 12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해 피곤했지만 우리들의 기쁨을 위해 고생해주신 버스 아저씨께 감사 드렸다. 그렇게 또 하나의 예쁜 추억을 가슴에 품고 졸린 눈을 감았다.


♧ 솔방울 이야기 셋~

‘마이파더 를 보고’

대전나자렛집 중3 손젬마
  영화를 보면서 좀처럼 울지 않는 나였지만 ‘마이파더’라는 영화에서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영화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 한 미국인 입양아의 이야기다. 주한 미군이 되어 만난 아버지가 사형수라는 데 충격을 받지만 결국에는 아버지를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약간 비슷한 내용이면서도 이 영화는 상당히 다른 색깔로 나에게 다가왔다.

  주인공인 제임스 파커가 아버지를 처음 만났을 때 아버지는 절름발이에다 사형수였다. 아버지가 그의 손을 꽉 잡았을 때 손을 빼는 모습에 난 속이 상했다. 그러면서도 ‘나라도 그랬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텔레비전을 보며 한국어 공부를 하고, 먹지도 않은 김치와 불고기 이야기를 했을 때는 정말 웃음이 터져 나왔고, 가끔씩 찾아와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며 아버지와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가며 영치금과 치킨을 넣어주는 대견한 아들을 보면서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씩 파커가 엄마 얘기를 할 때마다 아빠는 당황해 하기만 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실은 그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음에도 친아버지가 맞다며 한번 더 확인하라고 울부짖는 파커를 보면서는 정말 슬펐다. 아마도 아니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야 겨우 사랑하기 시작했는데 친아버지가 아니라니... 그리고 아버지가 살인을 했다는 걸 알고 사람들 앞에서 “우리 아버지는 사형수야!!” 하고 외쳤을 때도 정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여기서 주인공은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해서 주저앉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분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아버지를 계속 만나러 갔다.
  난 마이파더를 보면서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가진 제임스 파커와 사형수지만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을 친아들처럼 생각하며 아들을 위해 비누를 깎고 편지를 쓰고 비웃음을 당하면서까지 사진을 구하는, 강하면서도 약한 한 아버지를 보며 정말 속상하고 마음 아팠다. 또 그런 모습을 닮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 애런 베이츠의 실화. ‘아~세상엔 마음 아픈 일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따뜻한 일들도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영화 속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의 우리 아버지와도 조금 닮았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로 바쁜 현대사회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돌아보게 해준 영화 ‘마이파더’, 꼭 추천하고 싶다.


♧ 솔방울 이야기 넷~

우리집의 추석맞이
나우리 청소년쉼터 김☆☆

  2007년 추석은 나우리쉼터에서 보내게 되었다. 추석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북적거리는 사람들은 명절임을 더 실감나게 했다. 집에 와서 짐정리를 하고 음식을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처음엔 음식 맛이 별로였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맛있게 먹어 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쉼터에서 추석을 보내게 된 우리 4명! 오후를 더 즐겁게 보내기 위해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러 여의도 공원으로 갔다. 2명의 친구들은 자전거를 스스로 타보겠다면서 낑낑대며 옷이 땀에 흠뻑 적셔질 정도로 열심히 타고 언니도 인라인을 열심히 타는 모습이 참 멋있게 보였다. 그 후 여의도공원에서 영등포까지 수다를 떨며 걸어서 영화관으로 향했다.영화 ‘인베이전’은 스릴감 만점!! 시끌벅적한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부른 후 집으로 돌아왔다. 빽빽한 일정이었지만 서로 더 친함을 나눌 수 있어 나름대로 즐겁게 보낸 우리의 추석이었다.


♧ 솔방울 이야기 다섯~
추석 - 아픔과 추억
마인하우스 이☆☆

  추석을 맞아 의성에 있는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빠를 본 게 너무 기뻤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추석 때 집을 다녀온 일은 즐겁기도 했지만 조금은 마음이 아팠다. 왜냐하면 아빠를 보며 ‘예전에 내가 왜 아빠를 힘들게 했을까?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아빠께 잘 해 드리지 못하고, 아빠 몰래 도망다니고, 가출과 외박을 자주했다. 마치 들고양이처럼 잠깐씩 집에 들어가 청소하고, 밥 먹고 다시 나가고, 아빠만 보면 피하는 그런 생활이 정말 싫었다. 하지만 지난 일을 기억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평생 아빠 말씀을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잘 해 드리지도 못하고, 뒤돌아서면 울고 또 울고 했다.

  지난 일을 생각하면서 ‘아빠를 또 언제 볼 수 있겠어? 이번 추석 연휴 때에는 잘 해 드리자’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는데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우선은 아빠와 함께 있는 동안만이라도 잘 해드리려 다짐했건만 자꾸 내가 아빠를 피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좋아하는데도 마음은 복잡했다.  

  7일 간의 추석연휴가 금새 지나갔다. 아빠랑 더 있고 싶었다. 집에 아빠만 혼자 계시는 게 마음이 아팠다. 서울로 돌아오는 날, 잘 지내라며 아빠가 배웅해주셨다. 아빠 곁에 있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아빠한테 미안하고 죄송했다.

  아빠!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다시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되면 아빠 곁에 계속 있어 드릴께요. 그때에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께요. 사랑해요!

    
♧ 솔방울 이야기 여섯~

피정을 다녀와서...

라우라 그룹홈(자립관) 고그라시아

  아주 긴 시간은 아니지만 20년, 아니 19년을 살면서 피정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좀 설레였다. 내 표정에서 들 뜬 모습이 보였는지 수녀님께서 한 말씀 하신다. “은혜야~ 놀러가는 거 아니다. ” 라고... 토요일에 병원 일 마치고 가는 거라 지치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피정’을 해 보고자 셀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내가 원주 피정 장소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일정을 보니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이미 다 끝나고, 남은 것 이라고는 딱딱한 강의 뿐이었다. 솔직히 한숨이 저절로....... 괜히 올라왔다며 투덜투덜대면서 온 인상을 찌푸리고 원치 않는 강의를 들으러 성당에 갔다. 뒤에서 내 또래인 친구랑 떠들려고 뒷자리에 앉았는데, 수녀님께서 제일 앞에 마주보게 앉으라고 하셨다. 내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하여튼 수녀님들은 귀신이시다. ^^
  졸음은 졸음대로 쏟아졌지만 앞에서 열심히 강의하시는 수녀님 모습에 자지는 못하겠고, 정신 바짝 차려서 듣고 있는데 참 좋은 내용이었다. 30분쯤 들었을까? ‘기도’라고 하면 우선 신자들의 의무이면서 딱딱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짜여져 있는 그대로, 기도서에 기록되어 있는 한글을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가기에 바쁜 것이라 생각했다. 때로는 귀찮기도 하고 하기 싫어서 기도 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그 뿐이랴~ 일찍 기도하고 방에 들어가서 친구랑 언니랑 놀려고 기도를 초고속 스피드로 하곤 한다.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은 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시는데 바보같은 나는 그저 눈앞에 보이는 즐거움을 택했는지 모른다.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처럼 말이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수녀님께서 기도는 ‘밭’이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뭔 밭이여??’,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녀님께서 ‘밭을 잘 가꾸고, 적당하게 물을 주고, 뽑아야 할 잡초는 뽑아주고 거름과 비료를 주어야만, 그리고 땀과 정성이 가득해야만 거기서 예쁜 열매를 얻을 수 있듯이 기도를 할 때에도 정성과 온 마음, 그리고 온 힘을 다해서 하느님께 바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 강의를 듣고 내 자신의 기도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니 하느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창피해하는 내 자신도 발견했다. 후회스러움도 있지만 앞으로는 기도할 때 정성들여서 해야겠다는 다짐 또한 생긴다. 부디 오래 가길 바라지만. ^^
  인간이란 존재는, 아니 ‘고그라시아’라는 사람은 첫 마음은 거하게 잡고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실천은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를 유혹하는 것들이 많아서 그런가? 그리고 기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내 생각에 기도란,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예수님과의 대화이기도 하면서 예수님의 음성을 아니면 예수님께서 자신에게 어떠한 형태로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을 자신 스스로가 느끼는 것, 아니면 타인의 모습이나 행동, 그리고 말에 의해 깨닫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제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성당에서 침묵으로 눈 감고 있으면 금새 졸음이 쏟아진다. ㅋㅋㅋ

  마지막 날, 파견미사 때 신부님께서 복음말씀을 읽으시는데 쉽게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구절이 있다.
“ 쟁기를 붙잡고 자꾸 뒤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다”
라는 말씀이 내 머릿속을 맴돈다. 쟁기를 양손으로 잡고 땀 흘리면서는 제 갈 길 가기에도 힘들고 벅찬데, 자꾸 뒤를 돌아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하지 않았던 길로 가게 되니까 하시는 말씀인 거 같다. 이 말씀을 내 삶에 비유하자면 지금 내가 취득하고자 노력하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얻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데, 병원근무 후라 힘들어서 가기 싫고, 놀러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내 갈 길을 안 가고 뒤를 돌아보면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 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 강의밖에 없냐고 투덜투덜 했었는데 얻고 가는 것이 많아서 좋았고, ‘피정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솔직히 서울 올라와서 분심이 생겼는데 한 달에 한번하는 ‘에파타 찬양모임’ 에 참여하면서 각자의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가 만난 예수님의 대해서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런 마음이 조금씩 없어지기도 했다. 제주도에 있을 때부터 꼭 나가고 싶었던 모임에 이렇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예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일요일마다 수녀원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꿀 맛 같은 단잠을 포기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성당을 향해 걸어가는데 예수님 만날 생각에 흥에 겨웠는지 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 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 주님이 지었네~ ” 찬양모임을 지도해 주시는 수녀님들께 감사드리고, 말썽만 피우는 개구쟁이 같은 나를 지도해 주시는 수녀님께도 감사드리고, 피정에 초대 해주신 수녀님께도 고마움을 느낀다.
  나에게는 작은 꿈이 있는데 잃어버리지 않고 소중히 간직해서 이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꼭 이루고 싶다. 예수님을 비추는, 예수님 앞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당당한, 그리고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아 가게끔 노력하며 살 것이다. 한 수녀님의 말씀처럼 수녀님들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을 닮아가려 노력하는 사람, 예수님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나도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어 예수님께서 나에 대해 갖고 계신 꿈을 내가 알아감으로써 꼭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또 해본다. 하루하루 예수님을 위해, 불쌍한 사람을 위해 늘 감사하면서 찬미하면서 늘 기쁘게.

“ 내 영혼이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기뻐합니다 ~
                        내 영혼이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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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푸른 기쁨

아이들이 정말 예쁘게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성미 로사리아

  저는 살레시오 수녀님들이 운영하시는 광주 각화동나자렛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 생활지도사 김성미(로사리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누고, 잘 되지 않는 행동이 있으면 함께 노력하면서 더 좋은 선(善)의 길로 ‘함께’걸어가는 일들이 제 몫이랍니다. 제가 이곳에서 일하게 된 동기는 상담사가 되고 싶어서입니다.

  누군가의 삶에 대해 듣고 함께 고민하고 그렇게 ‘들어줌’으로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 대학원에서 관련된 전문지식을 얻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학습지 영어 교사로 처음 접하게 되었던 이곳에서의 생활, 물론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2년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아이들의 협응도도 좋아지고, 서로 가족 같은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 참 즐겁습니다. 특히 이 아이들이‘올바르게 성장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저의 바람은 저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온전한 인격체로서 잘 살아가는 것입니다. 때문에 혼자서 이 세상과 맞부딪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서 나갔으면 합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저 또한 이곳에서 크게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사랑으로 가되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인데 내가 가진 어떤 좋은 것을 무작정 심어주기 위한 사랑이 아닌,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잘 심어줄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음식을 만들 때에도 내 생각대로의 식단보다는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말하게 해서, 그 음식들의 장단점을 이야기하여 다시 선택하게 하는 그런 것 등이랍니다.

  일을 하면서 제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거짓말 하지 않고 정직하기, 약속 잘 지키기, 예의바르게 행동하기입니다. 이 세 가지가 왜 좋은 것 인지는 늘 설명하고 스스로 느끼게 하기에 아이들도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 따라주는 아이들이 기특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이중적 행동이 그것인데 초기에는 가출도 하고, 욕설을 하며 대드는 아이가 있어서 적잖게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경우가 없지만 가끔 아이들을 혼낼 때 저 스스로 화를 자제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회의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를 혼내고 나서는 조금 심란합니다.

  저는 아이들 학교 간 사이에 시장을 보고, 은행 업무도 보고, 사무적인 일도 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면 저녁을 먹고, 식사 후에는 공부를 봐주기도 하고, 가끔 비디오나 TV시청을 합니다. 주일에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지요(수녀님들이 준비하신 프로그램..)
  수녀님들이 하시는 복지사업이기에 좋습니다. 거짓 없이 잘 이끌어 가시는 모습들이 저에게는 긍정적인 일터의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하느님 한 분만을 보고 하시는 봉사이기에 그런 모습은 제가 본받아야 할 모습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사는 요즈음 참 행복합니다. 잘 따라주니 더 좋구요, 아이들이 정말 예쁘게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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